잡동사니

식물용 LED가 당신에게 필요 없는 이유

fecu 2021. 8. 31.

일반 가정에 식물용 LED가 필요한가?

 

이 글은 위의 대답을 찾기 위해 쓰는 글이다. 식물용 LED 구매 후기부터, 식물용 LED 제작 가능성 탐구, 그리고 논문 검색을 통한 결론에 도달하기 까지의 과정이 담겨있다. 성격 급한 여러분들을 위해 결론부터 적어두겠다.


관상용 식물에는 식물용 LED보다 일반 LED(주광색)가 더 효과적이다.


1. 식물용 LED를 구매하다.

 

최근 와이프가 고무나무, 몬스테라 등 관상식물을 기르기 시작하면서 나도 덩달아 식물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그런데 집에 들인 고무나무가 잘 자라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유는 채광 문제였다.집이 남동향인데다가 1층이라 집 앞의 나무 때문에 빛이 잘 들어오지 못했다. 여러 식물들을 위해 식물용 led를 큰맘먹고 구매했다.

 

빛솔 LED 구매 내역

 

처음에 빛솔LED 라는 곳에서 식물등을 구매하였는데 50cm짜리 두개 가격이 거의 6만원이었다. 1개당 12w 정도였고 처음에는 한줄로 쭉 이어서 배치하였으나 실제 태양광에 비해 광량이 무척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LED를 두줄로 하여 식물과의 거리를 30cm로 유지하였다. 그래도 없는것 보다 더 낫겠다는 생각에 계속 빛을 비추어 주다가 LED를 더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LED를 직접 만들어보기로 한다.

 

 

2. 식물용 LED 바를 만들 수 있을까?

 

아래의 그림은 식물의 광합성 그래프이다. 녹색 식물의 경우 적색과 청색에서의 광합성 효율이 높아지는 걸 알 수 있다.

 

따라서 LED를 만들 때 청색과 적색이 적절하게 들어간다면, 식물용 LED를 만들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에 만들어진 LED바를 이용하여 식물용 LED를 만드는 것은 무척 쉬운 일이었다. 여타 다른 식물용 LED를 보아도 자신의 회사가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들 주장하지만, 결국 LED를 적색, 청색만 조합하면 식물 생장에 필요한 파장을 얻기에 충분했다.

 

다만 효율에 문제가 있을수 있겠지만 집에서 식물 키울 때는 비싼 돈을 들이는 것 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적당한 물건을 선택하는것이 더 좋아 보였다. 아래는 그린맥스라는 회사인데 LED바 가격이 가장 적당해 보였다.

 

 

LED바·식물·특수·3구 - LED바·식물·특수·3구

LED바·식물·특수·3구

grinmax.co.kr

 

집에서 식물용 LED바를 써본 결과,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미관을 해친다는 것이다.

 

식물용 LED 조명을 다는 순간, 빨강 파랑색과 두 빛이 합쳐진 자주색이 눈을 아프게 해서 오랫동안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바를 붙이기 위한 장소가 필요한데, 이렇게 LED를 붙이는 것 또한 이쁘지 않다는게 큰 문제였다.

 

그래서 식물용 LED를 찾다가 백색 식물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백색 식물등은 식물의 미관도 해치지 않고, 식물의 광합성도 하게 해줄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찾아보았다.

 

 

3. 식물용 LED 전구를 만들수 있을까?

 

아래 제품은 식물용 LED 전구 판매회사 중 가장 유명한 전구 회사인 필립스의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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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보면 대부분 '핑크빛이 돈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는 LED로 백색을 내는 방식에 비밀이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백색 LED는 기본적으로 청색 LED이다. 청색 LED에 형광 물질을 발라 백색을 표현하는 것이다.

 

사진 출처 :  www.rohm.co.kr

 

그래서 기본적으로 '주광색 LED'의 스펙트럼 파형은 청색에서 큰 피크점을 가지며, 다른 파장에서 흑체복사와 비슷한 파형을 가진다. 식물용 LED는 여기에 적색 계열의 파장을 섞어 줬으니.... 핑크색이 돌거나 전구색 같은 느낌이 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쨌든 우리집의 미관을 위해 식물용 LED 전구를 제작해 보기로 하고 여러 자료들을 찾아 보았으나 만들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1) LED제작용 PCB(인쇄회로기판)은 많으나 용도가 한정적이며 구입하기 어렵거나 비싸다.(알리 익스프레스, 디바이스마트 이용)
2) 기판을 이용하여 LED 전구 회로를 만들더라도 이럴 담기위한 케이스가 없어 조잡하다.
3) 내 손으로 만들면 기성품의 디자인을 따라 잡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결론으로 식물용 LED를 사기로 마음먹고 3만원 짜리 전구 두개를 구입하기 직전이었는데 와이프가 신기한 현상을 하나 발견했다. 집에 키우는 몬스테라에서 새로운 싹이 하나가 났는데, 이 싹이 자꾸 캔들워머 쪽으로 방향이 돌아가는 것이다.

 

제일 왼쪽에 난 잎이 최근의 잎이다. 자꾸 캔들워머 쪽으로 잎이 꺾여서 방향을 돌려주었다.

 

이 현상에 착안해 식물용 LED 아래 있던 고무나무를 당장 청백색 LED 스탠드 아래에 놔두고 관찰했다. 그랬더니 4주 동안 식물용 LED 아래에서는 잘 자라지도 않던 뿌리가 급격하게 자라 나오는 것이 눈으로 보였다.

 

주광색 LED 스탠드 아래의 식물들. 고무나무에 준 물에는 뿌리 생장을 위해 양분을 조금 넣어두었다.

 

대부분의 식물용 LED는 상추, 배추 등 식용 작물에 대해서 효과가 있음을 내세우고 있지만 우리집은 그런 식물을 키우지 않는다. 내가 키우는 몬스테라, 고무나무, 야자나무에도 식물용 LED가 효과가 있을까? 그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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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엽식물과 식물용 LED

 

이 글을 쓰기전에 내가 참고한 논문은 총 3개이다. 논문의 실험 과정을 다 읽을 필요는 없고,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결론이다.

 

-청치마 상추의 경우 빛의 세기가 다를 때 청색과 적색을 섞은 경우보다 백색만을 비추었을 때 생장 정도가 더 큼
-청경채의 경우 빛의 세기와 관계 없이 백색이 적색과 청색을 혼합한 것 보다 더 잘 자람
-식품의 품종마다 적절한 LED 광원의 조합이 있음

식물성장에 적합한 LED조명 시스템 설계에 관한 연구(안교명)

 

-보리는 R,G,B,W 혼합광에서, 삼채는 R,B 혼합광에서 성장 속도가 빠르지만 큰 차이는 없음

LED광원의 광파장 특성에 따른 식물의 성장도 평가 (황종대 , 고동수)

 

-LED 백색광, 앰버광(전구색), 적색광, 청색광, 적색과 청색 혼합광, 온실 자연광, 형광등(오스람 30 W, F)을 비교
-디펜바키아, 쿠르시아, 드라세나, 인도고무나무 4종의 관엽식물로 실험
-관엽식물에 이상적인 광원은 백색과 혼합광이나, 관상 가치를 고려하면 백색광이 가장 효과적인 광원임

실내에서 LED광질이 관엽식물의 생장에 미치는 영향(김명선․채수천․이명원․박갑순․안승원)

 

결국 집에서 관상용 식물을 기르는 우리에게는 빨강, 파랑의 식물등보다는 일반적인 백색 LED를 사는것이 더 낫다는 결론이다. 제일 마지막 논문에서의 정확한 구절은 아래와 같다.


실내식물의 기능성과 관상가치 향상에 이상적인 광원은 백색과 혼합 광이었으나, 혼합광은 사람이 식물을 볼 때 본래의 색을 볼 수 없고, 눈이 쉽게 피로해지는 단점이 있는 광원이라, 식물생장에 따른 관상 가치와 경제성, 기능성 향상을 위한 백색광이 효과적인 광으로 판단되었다.

실내에서 LED광질이 관엽식물의 생장에 미치는 영향(김명선․채수천․이명원․박갑순․안승원), p9 결론


 

5. 결론 : 일반 가정집에 식물용 LED가 필요할까?

 

집에서 관엽 식물을 기르는 우리 집에 식물용 LED는 필요 없다. 일반 LED 중 빛의 세기가 강한 것을 이용하여 식물에게 조금 가까이 비춰주면 식물의 광합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3만원 짜리 식물등 여러개 들일 생각과 식물용 LED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하는 고민들에 밤잠을 설쳤는데 이제 마음이 편안하다. 이제 싸고 저렴한 주광색 LED 전구 사러 가야지. 그럼 이만 끝.


 

 

우리집 식물 근황(2022.02.07.)

이전에 식물용 LED관련 글을 썼는데, 의외로 구글을 통한 검색유입이 많았다. 그리고 간간히 식물에 대한 글을 써서 올렸는데 그런 글도 하루에 5명 정도는 읽는 것 같다. 글을 읽는 사람들이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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