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부산에서 당근을 하다가 G-230T라는 기타를 발견했다. 예전부터 한번 사보고 싶었던 모델이었는데, 어떤 사람이 10만원에 이 기타를 팔고 있었다. 예전부터 사운드홀이 없거나 독특한 기타를 좋아했기에, 한번 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구입해 보았다.
위의 주소에서도 구입이 가능하지만,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G-230T를 검색하면 대략 15만원 내외로 구입이 가능하다.
기타 상현주의 형태가 꽤 독특하하다. 자기들 말로는 이 구조가 스트링을 잡아준다는데, 잘 모르겠다. 기타의 넥은 상당히 잘 잡혀있는 수준이지만 1번줄 12번 플렛에서 약간의 버징이 보이고, 이런 형태의 고질병인 약간의 배부름 현상이 보였다.
제원을 보면 호두나무를 썼다고 하는데, 사서 보니 호두나무 무늬목이다. 무늬목이란, 합판의 앞뒤에 원목을 얇게 썰어서 붙여 나무의 무늬를 살린 나무를 말한다. 그냥 합판 기타와 다름이 없다.
보통 통기타는 홀 주변을 보면 어떤 나무로 만들어졌는지 대충 알 수 가 있다. 중국산 기타라서 그런지 역시 마감이 최악... 홀 끝에 마감이라도 좀 해줘야하는데 전혀 마감도 없이 목재의 단면이 바로 드러난다. 입문자가 전투용 기타로 쓰기에는 딱인 듯 하다.
기타를 산 뒤 소리를 한번 들어보니, 음들의 해상력이 떨어진다. 한꺼번에 음들을 연주하면 모든 음들이 몽글몽글 뭉쳐서 들리는 듯 한 느낌이다. 아무래도 사운드 홀이 없고 거의 기타의 상판에만 의지해 소리를 내다보니 그런 듯 하다.
기타를 치면서 가장 열받는 부분은 아래 동그라미 쳐놓은 지판 부분이다. 프렛도 없고, 그렇다고 역할이 있는 것도 아닌데 툭 튀어나와서 기타를 칠 때 거슬린다. 주로 엄지손가락이 걸리는데, 아르페지오를 하거나 기본적인 스트로크는 문제 없지만 핑거스타일을 할 때는 자꾸 손가락을 방해해서 짜증난다.
엄마집에서 조금 칠 때 쓰려고 산거라 그렇지, 우리집에 있었다면 당장 지판을 깎아내거나 싸게 팔았을 것 같다. 어쨌든 G-230T는 싸구려 마감, 호두나무 무늬목, 연주를 방해하는 프렛의 형태까지 그리 추천할 만한 기타는 아니다. 모양새만 보고 한번 사보고 싶어서 산 기타인데, 사실 지금은 조금 후회한다. 기타는 사운드홀이 있는 기본적인 형태가 소리도 좋고 연주도 편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