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아이폰 11 pro 액정 자가수리

fecu 2023. 11. 1.

이번에 아이폰 11 pro 액정이 깨졌다. 화장실에서 나올 때 실수로 떨어트렸는데 하필이면 상단 모서리가 문턱 모서리에 부딪혔다.

아이폰 상단 부분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가루가 났다.

한 동안은 맨 화면으로 다녔는데 밤에 핸드폰을 만지던 도중 유리가 피부에 깊이 박히는 일이 생겼다. 10분을 넘게 끙끙대며 유리조각을 빼낸 뒤, 바로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액정을 주문했다.

알리 익스프레스에 순정 액정도 있긴 했으나, 오래된 폰에 많은 돈을 들이고 싶지 않아서 카피본 OLED로 구매했다.

구매 후 일주일이 조금 안되는 시간만에 액정이 도착했다. 알리에서 액정을 주문할 때 마다 느끼지만, 포장은 항상 안전하게 잘한다.

아기 책상 위에서 핸드폰을 고치기로 했다. 아기 책상인 만큼, 분해하면서 유리 조각이 튈세라 무척 조심스럽게 분해했다.

기본적으로 동봉되어 있는 수리 키트를 이용해도 되지만, 안정적으로 분해하고 싶다면 따로 수리키트를 하나 주문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먼저 하단의 별나사 두개를 풀어준다.

그리고 뽁뽁이를 액정에 붙이고 살짝살짝 잡아당기면서 틈을 벌려주고, 그 사이로 얇은 플라스틱을 집어넣어서 떼어내 준다. 참고로 모서리부분이 가장 잘 떨어진다.

아이폰을 똑바로 놓았을 때 오른쪽으로 열리도록 되어 있다. 케이블이 끊어지면 그날로 당근행이니, 조심스럽게 열어준다.

먼저 액정과 연결된 커넥터 부위의 가드를 제거한다. 아이폰은 나사 하나하나가 모두 규격이 다르다. 나사가 섞이거나 분실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나는 아래처럼 스티로폼 위에 나사를 끼워뒀다.

조심스럽게 커넥터를 빼내준다. 동봉된 키트에 딱 봐도 떠내는것 같이 생긴 플라스틱이 있는데 그것으로 분리해 주었다.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베터리도 분리해 주었다.

그리고 기존에 있던 접착제를 모두 제거해 주었다. 드라이버에 한번 감고 돌려주면 계속 딸려 나온다.

이제 아이폰 상단의 스피커와 모듈을 분리해 주어야 한다. 끼워져 있는 나사를 모두 분리한 뒤, 조심스럽게 떼어낸다. 접착제로 붙어 있으니 케이블에 손상이 가지 않게 조심하자.

그래도 홈버튼이 사라진 이후, 아이폰의 수리 난이도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분해 과정에서 나온 나사는 당연히 아래와 같이 고이 모셔둔다.

이제 떼어낸 케이블을 새롭게 구매한 액정에 이식해주자.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다.

이제 스크린의 케이블들을 다시 끼우고 조립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원을 켜본다. 막상 모두 조립하고 전원을 켰는데 이상이 있으면 일을 두번하게 되기 때문에 반드시 테스트를 해보아야 한다.

터치, 스크린 출력에 이상이 없으면 다시 커넥터를 분리하고 방수를 위한 테이핑 작업을 해준다.

테이핑이 끝나면 커텍터를 연결 후 가드를 덮고 다시 조립하면 완성이다.

조립 이후에도 전원은 안정적으로 켜졌고 이상이 없었다.

몇 일간 이용해보니 정품이 아닌 액정은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다.

아래는 그냥 '알리익스프레스 오리지널 액정' 이라고 오타없이 입력한 것이다.

띄어쓰기를 넣지 않았는데도 제멋대로 입력이 된다. 혹은 입력하지도 않은 글자들이 입력된다. 소위 말하는 '터치 튐' 현상이 무척 자주 발생한다.

그리고 설정에 항상 알림이 뜬다.

알림이 있는 이유를 보면 디스플레이가 '알 수 없는 부품'이라고 뜬다.

마지막으로 액정 자체에서 미세한 고주파음이 난다. 그냥 들고다닐 때는 모르는데, 통화를 위해 수화기를 귀에 갖다대면 조금 거슬릴 정도로 소리가 들린다.

몇일 사용해보고 나서 느끼는 자가 수리의 장단점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커버할 정도로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 이 액정으로 아이폰 16이 나올 때 까지 존버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잘 버텨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럼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