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지막 잎새
마오리 코로키아 실버를 이제 포기하고 싶다가도, 식물의 옆면을 긁어보면 보이는 초록색 때문에 두달째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다. 얘를 이렇게 살려볼까, 저렇게 살려볼까 고민을 해보고 인터넷 검색을 아무리 해봐도 마오리 코로키아를 살리는 법은 당최 찾을수가 없다. 후기 조차 전무한 상황. 어제는 때마침 코로키아가 살아있나 살펴 보다가 뿌리 근처에 곰팡이 비슷한 것이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키아가 병든 것 같다는 생각. 이제 마지막 수단으로 코로키아의 건강을 되찾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 이것도 되지 않는다면 코로키아를 포기하기로 했다.
2. 최후의 수단
인터넷을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식물 화분에 비료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어떤 비료를 사야 할까 검색하다 보니 식물 활력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식물 활력제를 찾다가 생장 조절제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알게된 것이 바로... 죽은 식물도 살린다는 묘약 삼공 아토닉이다.
참고로 삼공 아토닉은 '농약'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일반적인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구입할수 없고 종묘사나 농약사를 가야 한다. 검색해보니 집에서 좀 먼 거리였지만 종묘사가 있어서 다녀왔다. 내가 삼공 아토닉을 구입한 곳의 좌표를 아래에다 찍어둔다. 경기도 남양주 진정읍의 신조종묘농약사이다. 관심있는 사람은 한번 가 보기를 추천.
인터넷으료 비료, 식물 활력제를 구입하고 농약사에서 삼공 아토닉을 구매해 우리집에 모인 삼총사...
3. 식물은 무엇으로 사는가
메데넬은 식물 활력제, 오스모코트는 비료, 삼공 아토닉은 생장 조절제이다. 인간이 살기 위해 필수 영양소를 섭취해야 하는 것 처럼, 식물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필수 영양소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식물의 필수 영양소는 아래와 같다.
산소, 탄소, 수소 / 질소, 인, 칼륨, 칼슘, 마그네슘, 황 / 구리, 철, 망간, 아연, 붕소, 몰리브덴
다량영양소 : 질소, 인, 칼륨, 칼슘, 마그네슘, 황
미량영양소 : 구리, 철, 망간, 아연, 붕소, 몰리브덴
다량영양소 영양소는 성장을 촉진하고 생리적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미량영양소는 극히 적은 양이기는 하나 식물의 생육에 없어서는 안 될 원소이다. 위에서 내가 구매한 오스모코트는 일반적인 비료로 다량 영양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메데넬은 식물 활력제로 미량 영양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산소, 탄소, 수소는 물과 이산화탄소, 그리고 햇빛이 공급된다면 식물이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다량 영양소와 미량 영양소는 물과 빛 만으로는 얻을 수 없고 토양에서 얻어야 한다. 그래서 화분에 있어 토양의 순환이 이루어질 수 없는 식물들에게는 몇 개월을 단위로 영양소를 공급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모두 공급되더라도 식물이 영양소를 흡수할 능력이 없을 정도로 힘이 없다면 이 모든 것들이 무용 지물이 된다. 오히려 병든 식물에게 주는 거름은 식물을 더욱 병들게 할 뿐이다. 그래서 구매한 것이 생장 조절제인 삼공 아토닉이다. 삼공 아토닉은 일종의 식물 호르몬제로 일반적인 비료와 작용 기작이 다르다. 생장 조절제는 식물 세포의 분열과 생장을 직접적으로 촉진한다. 생장 조절제를 쓰면 병든 식물도 생장과 뿌리 발달이 빠르게 일어나고, 이를 통해 식물이 영양분을 더 잘 흡수할 수 있도록 하여 수세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우리 코로키아에게는 먼저 생장 촉진제인 삼공 아토닉을 당분간 처방할 예정이며, 식물의 발달이 조금씩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메데넬과 오스모코트를 차례대로 주려고 한다.
4. 삼공 아토닉 희석하기
삼공 아토닉이 농약이라는 말에 약간 겁이 났지만, 검색해보니 삼공 아토닉은 인축독성 Ⅳ급의 저독성 물질로 알콜, 과산화 수소와 같은 급이다. 아토닉을 파시는 사장님도 독성이 없다고 안심하라고 하셨지만, 특유의 냄새가 있으니 환기가 잘 되는 공간에서 아토닉을 쓰고 아토닉을 뿌린 식물은 집 밖에 두기를 추천한다.
먼저 아토닉 희석은 1,000배정도 해야 한다고 한다. 내가 산게 0.5L이니 1000배 희석하면 500L라는 결론. 아마 평생 써도 다 못쓸것 같기도 하다. 500ml의 물을 스프레이 통에 담고, 약 0.5ml 정도의 아토닉을 섞으면 되는데 스포이드가 없어서 빨대를 써서 옮겼다. 아토닉 안에 빨대를 담고 반대편을 손가락으로 막으면 소량의 아토닉을 옮길 수 있다.
정말 살리고 싶다는 욕망에 5ml 이상을 섞은것 같다. 100배 희석인데.... 괜찮겠지? 식물의 뿌리 근처에 흑이 축축해질 때 까지 뿌려주고 잎면과 나무 몸체에도 마구 뿌려주었다. 미친듯이 자라서 우리집 가구 만들 정도로 컸으면 좋겠다. 우리 코로키아... 이렇게도 안살면 너는 그냥 분리수거도 안되는 일반 쓰레기통 행이야 ㅜㅜㅜㅜ
삼공 아토닉 냄새가 좋지는 않아서 스프레이와 약통을 모두 지퍼랩으로 감싸주었다. 이 상태로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보관함. 1~2일 단위로 삼공 아토닉을 뿌리면서 경과를 지켜보려고 한다. 이렇게 2주를 반복하다가 만약 코로키아가 죽거나, 새싹이 난다면 글을 쓰겠다. 제발 희망적인 글이 내 블로그에 올라오길 기대한다.
2021.09.15. 코로키아는 결국 죽었다. 몇주간 최선을 다했으나 결국 살리지 못한 코로키아... 잎이 완전히 시들기 전에 무언가 행동을 해주어야 한다. 우리집 코로키아는 이미 다 말라 비틀어진 상태라 살리기가 너무 힘들었다. 식물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보자. 그리고 식물이 죽는다면 새롭게 시도해보자. 죽은 식물을 살리기는 살아있는 식물을 번식 시키는 것 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2022.04.07. 한동안 삼공아토닉을 써보니, 몬스테라 같은 잎이 넓은 식물에 잘 먹힌다. 아토닉을 주면 잎이 성장하는 속도나 새순이 돋는 속도가 조금 빨라진다. 잎이 작은 식물에게는 별로 먹히지 않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아토닉이 죽은 식물도 살려낸다고 하지만, 아토닉을 준다고 해서 큰 변화는 없다. 특히 건강하지 않은 식물을 살린다는 것은 더욱더 말이 안되는 것 같다. 아토닉으로 이때까지 죽은 식물을 살린적은 없으니 말이다. 진시황이 오랫동안 영생을 위한 약들을 찾았으나 찾지 못했듯이, 식물을 살리는 만병통치약 또한 없다. 모든 것은 예방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