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곡에 사는 친구가 있어서 동네 구경을 한번 해보겠다며 갑작스럽게 연천군으로 향했다.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연천군 지질 명소인 재인 폭포로 한번 가보기로 했다. 연천 시내에서 차로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다.
재인폭포
경기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 산21
재인 폭포로 가는 길에는 밭과 엄청나게 큰 주차장이 많았다. 주변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인 것 같은데 연천군은 이런 관광 산업에 많은 예산을 쓰는 것 같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보니 정면에 광장 같은 것이 보였다. 가까이 접근해보니 전면이 유리로 된 곳이었다. 이곳에서 재인 폭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연쳔, 철원 지역에는 신생대 때 분출한 용함에 의해 만들어진 지형이 많다. 철원-연천까지 이어지는 한탄강 주변의 주상절리는 내륙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지형이다. 카메라에는 다 담기지 않았지만 재인 폭포의 전경도 정말 크고 웅장했다.
폭포 주변의 절벽을 보면 암석이 대략적으로 3개의 층으로 확연하게 구분된다. 제일 아래에 주상절리가 잘 나타나는 암반층, 그리고 그 위의 기공이 없는 현무암, 그리고 그 위쪽에 또 다른 기공이 없는 현무암 이렇게 3개의 층으로 나뉘는 것으로 보인다.
광장에서 옆을 보니 출렁 다리가 있었다. 전곡 시민인 친구의 말로는 출렁 다리는 최근에 생겼다고 한다.
출렁다리 앞으로 가니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출렁다리는 정말 많이 흔들렸다. 성인 남성 3명이 지나가면서 조금 뛰면 뛰는 대로 흔들리는 느낌이다. 중간에는 불투명한 유리로 된 곳도 있었는데 어째서 불투명하게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시민들이 다리를 건너면서 공포를 느낀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출렁다리 위에서 재인 폭포를 보니 더 잘 보인다. 폭포로부터 깎은듯 만들어진 이 지형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신기하기만 할 따름이다.
다리를 건넌 후 왼쪽으로 가면 폭포 둘레길과 선녀탕이라는 작은 폭포호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가면 재인폭포 아래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안타깝게도 재인 폭포 탐방은 현재 낙석 위험으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과 코로나 19 확산방지를 위해 폐쇄된 상태이다.
둘레길로 잠깐 걸어가자 작은 호수가 나왔다. 이 호수가 선녀탕이라고 한다.
이 선녀탕은 미래의 재인 폭포가 될 곳이라고 한다. 아래의 선녀탕 설명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조금 쉽게 설명하자면 풍화에 약한 곳만 자꾸 깎인다는 것이다. 이렇게 깎여서 내려가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면 현재의 재인 폭포처럼 깊은 지형이 생기게 될 것이다.
선녀탕에서 바로 주차장으로 가기는 조금 아쉬워 다시 출렁다리로 돌아와 다리를 건넜다. 재인 폭포를 보고 한바퀴 도는데 30분 남짓의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임신한 와이프와 연천 여행을 할 때, 재인 폭포가 아주 먼 산속에 있는 줄 알고 그냥 지나쳤는데 그렇지 않았다. 걷는 길도 대부분 평지이고 빠르게 걷는다면 10분 이내에도 관람이 가능할 것 같았다. 미래에 자녀가 생긴다면 한번 함께 방문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