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부는 화산에 의한 열수가 올라오는 지역으로 수많은 온천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온도가 높은 온천수가 나오는 온천들을 모아 지옥 온천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우리도 여기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온천들을 걸어서 모두 보려고 하면 하루가 족히 걸린다고 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2~3시간 가량 뿐이었기에 사람들이 가장 추천하는 곳을 가기로 함.
구글링을 해보니 바다지옥과 가마솥지옥을 추천하고 있었다.
두 온천은 거리상으로도 별로 멀지 않아서 걸어서 가는 것도 가능하다.
구글맵 상에서 500m 가량. 우리는 렌트카를 타고 편하게 이동했다.
지옥 온천을 한번에 모두 돌 수 있는 티켓도 있고, 개별로 들어갈 수 있는 티켓도 있다.
우리는 두 장소만 방문하기에 개별로 끊게 되었다.
온천 통행증은 아래와 같이 동그랗게 생겼다. 뒤편에는 간단한 지도가 그려져 있다.
입구에 들어서서 보이는 풍경을 찍어 보았다.
안쪽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었는데, 호수 안에 있는 연꽃들이 특이하게 생겼었다.
처음에는 모형인줄 알았다.
직진하면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 이 곳을 통과해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다지옥.
관광객들이 어쩔수 없이 이 곳을 2번 통과하도록 만들면서 매출을 올릴 생각 같았다.
여기가 바다지옥. 온천수의 색이 파래서 바다지옥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온천수의 온도는 무척 높아보였다. 한 여름인데도 온천에서 김이 펄펄 났다.
곳곳에서 올라오는 용천수의 양도 장난 아니었다.
한켠에는 연꽃들을 모아두고 키우고 있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많이 본 듯한 연꽃의 모습이 무척 신기했다.
바다지옥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올라오면 온천수를 활용한 온실과 붉은 온천을 만날 수 있다.
온실에는 다양한 식물들을 온천수에서 나오는 열을 이용해 키우고 있었다.
온실 앞에 있는 온천은 유난히 붉은 색을 띄었다.
물 안에 산화철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걸 보면 왜 지옥이라고 불리는지 알 것 같다.
족욕탕도 있다. 입구로 가는 길에서 오른쪽 경사막을 올라가면 족욕탕이 나온다.
일본인 아기들이 족욕탕을 나오며 '暑い, 暑い(아쯔이)' 라고 하는데 너무 귀여웠다.
나오는 길에는 온천수로 찐 만쥬를 팔고 있었다.
맛있어 보였는데... 맛있어 보였는데 너무 배가 불렀다.
조금 아쉬웠지만 만쥬를 뒤로하고 가마솥지옥으로 향했다.
가마솥 지옥은 온천수가 가마솥처럼 뜨거워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곳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버스를 타고 엄청나게 많이 몰려오는 곳이었다.
그리고 온천 내에 온천수로 삶은 달걀과 맛난 빵을 먹고 족욕도 할 수 있는 곳도 있어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관광객들을 위해 입구부터 무척 화려했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가마솥 온천이 나오긴 했지만, 순로라고 되어 있는 표지판을 따라서 구경을 해보기로 했다.
가는길에 가장 처음 만나는 온천은 진흙온천이다.
진흙 색인것은 온천수가 올라오면서 지하 암반의 점토가 녹아서 그렇다고 한다.
온도는 무려 90도.
가는 길에 가마솥과 도깨비가 보여서 사진도 한번 찍어보았다.
이상한 암석이 전시되어 있길래 보니 온천 주변에 생기는 결정이라고 한다.
실제로 온천 주변에 보면 하얗게 물질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온천수에 녹아 있는 물질들이 결정화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보통 화산의 열수에는 암석을 지나면서 녹은 다양한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다.
온천수를 먹거나 온천수의 증기를 한번 마셔볼 수 있는 곳도 있다.
물이 엄청 뜨거워서 뭣도 모르고 종이컵에 받다가 손을 다 데일 뻔 했다.
참고로 종이컵도 소량의 엔화를 지불하고 가져간다.
앞으로 조금 더 가면 진흙온천이 있고, 여기서 왼쪽이 가마솥 온천, 오른쪽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와이프가 여기를 꼭 가보고 싶었다고 했다. 달걀이 너무 먹고 싶었다며...
옆에는 바로 족욕을 할 수 있는 발모래찜질탕이 있다.
족욕탕에는 음식을 들고 들어갈 수 없다.
가마솥 온천은 무척 뜨거워 보였다. 용출수도 엄청 강하게 나오면서 김도 많이 나왔다.
온천물 위에 뭔가 둥둥 떠다니길래 낙엽인가 했는데 잠자리와 온갖 벌레들이었다.
그냥 가까이 물마시러 갔다가 죽은 걸까?
우리는 계란 두개와 빵 하나를 사먹었다. 맛은 그럭저럭? 그래도 온천에서 이렇게 달걀을 먹는게 재미있었다.
가마솥 온천 옆에는 또 작은 온천이 하나 더 있었다. 색깔이 주황색인 온천. 펄펄 끓는게 무척 뜨거워 보였다.
이 온천을 마지막으로 보고 다시 돌아서 입구로 나왔다.
지옥 온천을 나와 밥을 먹으러 가는 길에 있는 하수구에서도 뜨거운 열기가 올라왔다.
일본이 화산 때문에 항상 불안하지만, 그로 인한 이득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았다.
후쿠오카나 벳부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지옥온천순례를 꼭 가보자.
한번은 가볼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