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스투키가 새싹이 난 뒤로 갑자기 비실비실 거리더니 추석 때 고향에 갔다 왔더니 거진 다 말라 비틀어진 오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지난 3개월 간 물한번 안줘도 잘 자라던 스투키가 어째서 이럴까.
식물을 좋아하시는 어머님께 여쭤보니 옆에 자라는 새싹이 기존에 있던 스투키의 양분을 빨아먹으면서 자라기 때문에 이런 새싹이 나면 바로 분촉(새싹 나누기)을 해서 따로 키워주는것이 좋다고 한다. 구글링하고 네이버에도 찾아보니 정말인 듯 하다. 검색하면서 스투키에 마름병과 무름병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스투키가 아래쪽부터 위쪽으로 노랗게 변한다 → 스투키에 과습이 온 것(스투키 무름병)
스투키가 위쪽부터 아래쪽으로 노랗게 변한다 → 스투키에 물이 부족한 것(스투키 마름병)
1. 분촉하기
이제 스투키 옆에 난 이 귀염둥이를 분촉해 줄 것이다. 너 자꾸 엄마 등골 빼먹어서 안되겠어.
비닐을 자른 뒤 그 위에다가 화분을 엎었다. 화분 옆 부분을 살살 치면서 스투키를 살짝 빼냈더니... 우리집 스투키가 꽤나 깊이 뭍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화분 안에서는 작은 새싹이었는데 꺼내고 보니 기존 스투키의 1/3 크기를 조금 넘어서는 거대한 새싹이었던 것. 그래서 엄마가 힘들어했나 보다. 이제 이 녀석을 분촉해보자.
스투키 아래쪽을 보면 새싹과 연결된 u자 형태의 뿌리가 있다. 이 근처를 잡고 살살 흔들어주면 새싹이 분리된다. 어렵지 않게 새싹을 분리해 낼 수 있었다. 이렇게 분리한 새싹은 그늘에서 1~3일 정도 건조했다가 수경(물꽂이)를 통해 뿌리를 키운 뒤 화분에 옮겨줄 것이다. 수경을 위한 도구도 한번 만들어 봤다.
페트병을 잘라서 뒤집어 넣어 주면 수경하기 좋은 화분이 된다. 참고로 광동 헛깨차로부터 받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보고 있나 광동 헛깨차? 보면 우리집에 헛깨 좀 넣어주라.
기존의 스투키도 물꽂이를 해주었다. 우리집에 다른 도구가 없기 때문에 막거리를 먹고 남은 병을 잘라 통을 만들어 주었다. 참고로 스투키는 수경으로도 잘 자란다. 하는 김에 몬스테라 아단 소니도 잘라서 번식중이다. 이제 2~3일 단위로 물을 갈아주고 삼공 아토닉을 살짝식 주면서 식물이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해 볼 것이다. 애들이 건강하게 뿌리를 내리길 기대해 본다.
2. 분촉 후기
스투키 새싹은 잘 크고 있지만 어미 스투키는 승천( ?? ~ 2021.09.24.)했다. 부산 가기 전에 1/3쯤 마른 것을 봤는데 그냥 괜찮겠거니 하고 추석 때 부산에 다녀오는 사이 스투키 전신이 거진 노랗게 변해 버린 것... 이렇게 마른 스투키는 거의 살리기 어렵고 자르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한다. 그래도 내가 키우던 스투키가 이렇게 죽은 걸 보니 안타깝다. 다음에 새싹이 나면 그때그때 바로 분촉을 해 주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