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식물용 LED관련 글을 썼는데, 의외로 구글을 통한 검색유입이 많았다. 그리고 간간히 식물에 대한 글을 써서 올렸는데 그런 글도 하루에 5명 정도는 읽는 것 같다. 글을 읽는 사람들이 정말 일반 LED 아래에서도 식물이 자라는지, 그리고 내가 분갈이해준 식물들은 잘 자리는지 궁금해 할 것 같아서 써보는 글이다. 아래에는 우리집 환경을 참고로 적어둔다.
남동향으로 10~11시 채광 최대
이후 햇빛이 잘 안들어옴
여름철 - 온도 25~30℃, 습도 80~85%
겨울철 - 온도 17~20℃ 습도 10~30%
이 글을 쓰는 현재는 겨울이므로 겨울철 환경에 맞추어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이전의 글이 궁금하다면 아래의 링크를 확인해보기 바란다.
1. 고무나무
고무나무는 기존에 있던 잎들 위에 새로운 잎이 지난 여름에 났었다. 그렇게 기르던 와중, 와이프가 화분이 너무 많다며 화분 수를 줄여라고 해서 이번에 합방을 했다. 고무나무 2개를 합쳐주면서 보니 뿌리 발달이 생각보다 많이 더뎠다. 그래서 새로난 잎을 빼고 기존의 잎들을 모두 제거해주었다.
분갈이를 한 뒤 3주가 지난 뒤 새로운 생장점들이 나오는 것을 보니 잘 적응하고 있는것 같다. 앞으로 고무나무는 이 화분에서 둘이 같이 자라게 될 것이다. 참고로 고무나무는 낮은 공중습도에 강하다. 겨울철에 습도가 미친듯 낮은 우리집에 잘 어울린다.
2. 스투키
기존에 있던 모체 스투키는 모두 요단강을 건넜다. 스투키 하나는 새싹이 나면서 죽게 되었고, 하나는 삼공아토닉이 섞인 물에 수경을 했는는데 죽었다. 삼공 아토닉이 몬스테라와 같은 활엽수에는 생장점에서 새잎이 날 만큼 잘 들었지만, 스투키 같은 식물에게는 맞지 않는것 같았다.
어쨌든 스투키 새싹은 아직도 건재하다. 일주일에 한번, 또는 2주일에 한번씩 물을 주는데 현재로서는 생장이 멈추었다. 조만간 LED 아래에서 광합성을 해주어야 할 것 같다.
3. 돈나무
돈나무는 처음에 수경재배로 뿌리를 내고 상토에서 길렀는데, 분갈이를 할 때 보니 흙 아래쪽에 작은 감자만한 구근과 굵은 뿌리를 내고 있었다. 기존에 있던 화분이 작은 것 같아서 큰 화분으로 교체해주었더니 새로운 새싹들이 마구 올라왔다.
LED 스탠드 아래에 두었더니 제일 오른쪽에 있는 새싹은 스탠드 방향으로 조금 휘었다. 새싹이 자라는 동안은 계속 화분을 돌려주면서 수형을 잡아주어야 할 것이다.
4. 몬스테라
처음으로 집안에 식물을 들인다면, 몬스테라를 강추하고 싶다. 과습과 건조에도 어느정도 강하며, 분갈이만 잘 해준다면 습도와 관계없이 잘 자란다.
현재는 LED스탠드 아래에서 사파이어 스노우와 함께 광합성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너무 크게 자라서 화분이 버틸 수 없을 지경이 되어 잘라서 삽목을 해보았다. 가위를 알콜로 소독하여 자른 후, 다이소에서 산 화병에 넣어 지켜보았다.
매일매일 다르게 뿌리가 나오더니, 이제는 생장점 까지 새로 나오고 있다. 어쩌면 생명력은 돈나무와 비슷비슷한것 같기도 하다. 생긴것도 이쁜데 잘자라서 너무 좋다.
5. 코로키아(사망)
코로키아는 멀리 가셨다. 원인은 과습과 공중습도 조절 실패. 처음에 하엽이 심하게 올 때 물이 부족한 것으로 생각해 물을 더 주었다. 한때는 비닐 봉지로 코로키아를 감싸 공증습도를 높여주었더니 잠깐 살아났으나 이대로는 관상식물의 역할을 못하는 것 같아 건조한 집안 공기에 내어 놓고 물을 많이 주었더니 이번에는 과습이 왔다. 화분을 꺼내 뿌리를 보니 반 이상이 썩어서 날아간 것. 그리고 결국엔 죽어버렸다. 코로키아에겐 낮은 공중습도와 과습은 치명적인 것 같다. 우리집 환경에는 어울리지 않는 식물이었나 보다.
6. 몬스테라 아단소니
우리집 식물 삼대장이다. 돈나무, 몬스테라, 몬스테라 아단소니는 계절과 관계없이 자꾸 새잎이 난다. 너무 줄기가 길게 나와서 두번정도 잘라서 삽목을 했는데 성공률이 100%였다.
줄기가 너무 길게 자라서 한번 더 잘라주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줄기를 잘게 잘라 삽목을 해보았다.
아단소니도 물먹는 하마처럼 물을 먹고, 정말 잘 자라기 때문에 초보자에게 추천해줄만 하다. 이번에 삽목한 아이들도 새로운 잎이 나기를 한번 기대해본다.
7. 아레카 야자
아레카 야자는 기존에 있던 화분 아래를 봤더니 뿌리가 화분 안에서 넘치다 못해 아래쪽 까지 튀어나와 있었다. 새로운 잎들도 많이 나서 이번에 대형 화분으로 이사를 했다.
아레카 야자가 과습에 약하다고 하여 배수에 많은 신경을 써 주었다. 아래쪽부터 숯-마사대립-마사중립-펄라이트와 분갈이흙 5:5 혼합-분갈이 흙 순서로 화분을 구성해주었다. 아레카 야자도 무던하게 잘 자라기 때문에 처음 식물을 길러본다면 추천해본다. 분갈이 한 뒤라 몸살이 조금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처럼만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8. 사파이어 스노우
이녀석도 괴물같은 생명력을 자랑한다. 화분에 물을 주고나면 몇일 뒤에 다 말라있다. 최근에는 제일 아래쪽 잎이 점점 노래지길래 화분이 좁은가 싶어서 더 큰 화분으로 옮겨주었다. 분갈이를 하면서 보니 뿌리가 정말 건강하다.
극한의 환경인 우리집에서도 정말 잘 자라는 식물! 입문으로 한번 길러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9. 유칼립투스 구니(요단강 체험중)
이때까지 식물을 키우면서 유칼립투스 같이 지X맞은 풀은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물이 적으면 잎이 마르고, 물이 많으면 잎이 마르기 때문에 이 녀석이 건조한건지, 물이 부족한건지 알기 쉽지가 않다. 이번에 구니를 요단강 보내면서, 잎이 마르는데 흙에 조금이라도 물기가 있다면 과습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건조해서 죽인 식물보다 과습으로 죽인 식물들이 더 많은 것 같다. 플렌테리어라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체감했다. 살아날지는 모르겠으나, 봄에 새싹이라도 나오기를 기대하며 놔두고 있다.
10. 반려식물 추천
처음으로 식물을 길러본다면 몬스테라, 몬스테라 아단소니, 아레카야자를 추천해본다. 영하의 온도가 아니라면 잘 자라고, 꼭 햇빛이 들지 않아도 간접광에서도 생장하며 최근의 감성에도 잘 맞다.
11. 우리집 식물들 근황
한동안 혹여나 내가 키우는 식물들이 죽을까봐 많은 고민과 노력들을 했다. 결국엔 건조한 환경에 잘 견디는 식물들은 우리집에서 살아남았고, 아닌 식물들은 하늘나라로 갔다. 아무리 집의 환경을 바꾸려고 노력해도 기존에 주어진 환경을 변화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 집에서 유칼립투스와 코로키아를 기르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더 쉬울 것 같다.
그리고 다이소에서 산 LED 전구 아래에서도 식물들은 잘 자란다. 우리집은 채광이 좋지 않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대부분의 식물들이 LED스탠드에만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다. 반드시 식물등이 아니더라도 이상은 없다.
어찌보면 지금 기르는 식물들보다 건강하고 좋은 녀석들을 돈을 주고 사면 쉬운 일이지만, 자꾸만 마음이 가고 어떻게 더 잘 기를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내가 기른 식물에 애착을 갖는 것은 인간으로서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다. 앞으로도 우리집 식물들이 계속 건강했으면 좋겠다. 그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