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복사 평형을 이해하기 전에 열평형과 에너지 전달 방식을 잘 알지 못한다면 아래의 글을 먼저 읽어보기를 권한다.
1. 에너지의 이동
지난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온도가 높은 물체는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온도가 낮은 물체는 적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물체의 온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에너지가 이동하는데, 이것을 열이라고 한다. 그리고 물체가 가진 에너지가 많을 수록 물체의 온도가 높다. 이는 그릇에 담긴 물의 양이 많을 수록 물의 높이가 높은 것과 비슷하다.
2. 에너지의 이동과 물체의 온도변화
문제는 이러한 에너지의 이동이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에 물체의 온도가 계속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때 물체의 온도 변화는 에너지의 유입(들어오는 것)과 유출(빠져나가는 것)로 설명할 수 있다.
1) 물체로 들어오는 에너지의 양이 빠져나가는 에너지의 양보다 많다면 물체의 온도는 상승한다.
2) 물체로 들어오는 에너지의 양이 빠져나가는 에너지의 양과 같다면 물체의 온도는 일정하다.
3) 물체로 들어오는 에너지의 양이 빠져나가는 에너지의 양보다 적다면 물체의 온도는 하강한다.
이것을 물의 들어가고 빠져나가는 컵에 비유해서 설명해보자. 위의 (가), (나), (다) 컵에는 물의 공급되고 빠져나간다. (가) 컵에는 3방울의 물이 들어오고 한방울이 빠져나간다. 이럴 경우 물의 높이는 높아질 것이다. 이는 위에서의 1)의 상황과 동일하다. (나)는 물이 컵으로 들어가는 양과 빠져나가는 양이 같으므로 물의 높이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위에서의 2)의 상황과 동일하다. 마찬가지로 (다)컵과 위의 3) 상황과 동일하다. 이렇게 물체의 온도 변화를 물의 양과 수면의 높이 변화로 비유하여 이해하면 조금 쉽게 이해할 수 있다.
3. 복사 평형
복사평형이란, 어떤 물체가 흡수하는 복사 에너지와 방출하는 복사 에너지의 양이 같아서 온도가 일정한 상태를 말한다. 크게 본다면 복사 평형도 열평형 상태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복사 평형은 열의 전달 방식인 대류, 전도, 복사 중에서 '복사'를 통한 평형상태이다.
복사 평형에 대해 배울 때 '흑체'라는 것이 등장하는데 이는 모든 복사를 흡수하는 가상의 물질이다. 흑체를 가정하면 물체가 반사하는 복사의 양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므로 식이 간단해진다. 물체가 흡수하는 복사 에너지가 방출하는 복사 에너지보다 많으면 물체의 온도는 상승한다. 그 반대라면 물체의 온도는 하강한다.
4. 지구의 복사평형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끊임없이 복사 에너지를 받고 있다. 조금 더 쉽게 말하면 햇빛은 태양에서 오는 복사에너지이다. 계속 에너지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기온이 거의 일정한 이유는 지구 또한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태양과 지구 사이는 거의 진공상태이므로 전도나 대류를 통해 지구로 에너지가 전달되는 것은 불가능하며, 복사의 형태로 에너지가 전달된다. 지구에서 우주로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 또한 복사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태양에서 지구로 전달되는 에너지를 태양 복사 에너지라고 한다. 그리고 지구에서 빠져나가는 에너지를 지구 복사 에너지라고 한다.
5. 지구의 복사평형 모식도
태양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복사 에너지의 총량을 100%라고 했을 때, 지구가 완전한 흑체가 아니므로 30% 정도는 구름, 빙하, 모래 등에 반사되고 70%만 흡수된다. 지구는 대략 복사평형 상태이므로, 지구에서 우주로 방출되는 지구 복사에너지의 총량 또한 처음 들어온 태양 복사 에너지의 양의 70%정도가 된다. 이것을 조금 더 세부적으로 나누면 아래와 같이 모의고사에서 나오는 그림이 된다.
조금 복잡해졌지만, 계산해보면 지구가 흡수한 에너지의 총량은 70이며, 방출한 에너지의 총량 또한 70이다. 대기와 지표가 얼만큼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서로 교환하는지는 고등학교 과정에서 배우게 된다.
6. 결론 : 지구의 복사 평형
1) 복사 평형이란, 물체가 흡수하는 복사 에너지의 양과 방출하는 복사 에너지의 양이 같아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현상이다.
2) 지구는 태양 복사 에너지를 흡수한 만큼 같은 양의 지구 복사에너지를 방출하여 기온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를 지구의 복사 평형이라고 한다.
내용을 풀어서 쓰다 보니 교과서보다 더 많은 글을 쓴 것 같다. 지구의 복사평형을 공부하는 중학교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